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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적용된 그로스 마케팅 [코드스테이츠 PMB 10기]

오랑체리 2022. 2. 17. 23:29

2년 전 친구와 함께 카페에 갔다. 카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친구가 갑자기 나에게 카드 하나를 추천한다. "야 진짜 좋은 카드 있는 거 알아? 차이카드라고 나도 이번에 새로 만든 카드인데 너도 써봐. 근데 이게 '초대장'을 받아야만 만들 수가 있어. 내가 초대장 보내줄게" 그렇게 나는 차이카드가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얼떨결에 받은 초대장으로 카드 발급을 받았다. 친구가 나에게 초대장을 보낸 것, 정말 순전히 나를 위해 호의로 보낸 걸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친구가 우당탕 초대장을 보낸 이유는 다 있었다. 친구는 나에게 초대장을 보낸 동시에 번개 3개를 받았고, 차이카드를 받은 내가 첫 결제를 한 후에는 또 다시 친구가 번개 7개를 받았다. 그리고 나는 웰컴 번개 15개를 받는다. 응? 번개가 뭔데?

번개를 이해하기 위해 차이카드 서비스를 알아야 한다. 차이는 은행 계좌 기반의 간편 결제 서비스이다. 은행의 내 계좌와 연동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차이 머니'를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형 체크카드이다. 차이카드는 발급부터 혜택 사용까지 모두 독특한데, 일단 카드를 발급받으려면 '초대장'이 있어야 한다. 혜택은 게임에서 코인을 모아 아이템을 사는 것과 비슷하게 결제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번개'를 모아 '부스트'라는 할인 혜택을 사용할 수 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은 매일 차이 앱에서 확인하고, 골라 쓸 수 있다. 차이에 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첨부한 포스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내가 선택한 곳에서 할인받는다. [코드스테이츠 PMB 10기]

유튜브 채널 eo를 보면 채널톡 대표 신재식님이 이런 말을 하신다. 많은 스타트업들은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당장 '그' 문제만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orangutan.tistory.com


친구가 나에게 초대장을 보낸 것처럼 구전성(virality)을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퍼뜨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방법은 그로스 해킹 단계 중 하나이다. 현재 차이 누적 사용자는 281만 명을 돌파하였고, 출시 1년 만에 시리즈B 700억 원 투자 유치를 받았다. 그럼 차이에서 '그로스 해킹'이 적용된 마케팅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출처 : 차이 홈페이지



차이에 적용된 '그로스 해킹'

1. 차이카드를 원한다면 먼저 '초대장'을 받으세요!

사진 출처 : 네이버 중고거래


그로스 해킹을 실현하기 위한 단계 중 구전 효과를 가장 잘 만든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차이는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처럼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하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마케팅 전쟁을 하지 않았다. 오직 입소문으로만 신규 가입자 확보에 집중했다. 차이는 잠재고객 중에서 제품의 가치를 전달했을 때 매출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입소문 효과의 일환이 될 만한 사용자를 공략하였다. 바로 MZ세대를 공략하였는데, MZ세대는 카드 하나를 고를 때도 자기 주도적이다. 카드회사가 정해 놓은 사용처에서만 쓸 수 있는 똑같은 혜택에는 지루함을 느낀다. 그래서 MZ세대에게 내가 원하는 혜택을 내가 원할 때 쓸 수 있는 부스트 기능을 전달했을 때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입소문 효과의 일환이 될 만한 사용자 '초대장' 받기 전략을 취한 것이다. 그래서 차이는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초대장을 발급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차이 앱에 초대장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사용 실적에 따라 보내주기때문에 한달을 기다려도 못 받기도 했다. 그래서 한 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초대장을 거래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했다.

2. 친구를 초대하면 번개 20개를 드립니다!

그로스 해킹에서는 제품을 자주 사용하는 해비 유저보다 주변 지인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핵심 고객을 가장 가치가 높다고 본다. 따라서 잠재고객 중에서 입소문 효과를 내는 핵심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로스 해킹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차이는 친구에게 초대장을 보내면 번개 3개, 초대장을 받은 친구가 첫 결제를 하면 7개를 주었다. 초대장은 2개까지 줄 수 있는데, 총 20개의 번개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원래 차이 정책에서 번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4천 원 이상 결제 시 번개 1개 적립
  • 1만 원 이상 결제 시 1만 원 당 번개 2개씩 적립
  • 5만 원 이상 결제 시 번개 10개 적립


원래대로라면 20개의 번개를 받기 위해서는 10만 원 이상을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친구에게 초대장만 보내면 20개의 번개를 받을 수 있으니 유저는 주변 지인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핵심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3. 차이가 2022학년도 1학기 등록금을 드려요!

사진 출처 : 차이 앱

이제 차이는 고객을 잃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차이는 종종 '번개 드로우' 이벤트를 연다. 번개 드로우란 번개를 응모한 차이크루 중 추첨을 통해 당첨된 차이크루에게 상품을 지급하는 이벤트이다. 번개를 많이 걸수록 당첨확률이 올라가는데, 유저는 번개 1개로도 당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계속 번개 드로우에 응모하게 된다. 번개 드로우는 응모기간이 있고, 매번 바뀐다. 지금 현재 차이가 하고 있는 드로우 이벤트는 1학기 대학 등록금 이벤트인데, 번개를 걸어 당첨만 된다면 당첨자 본인 또는 가족의 등록금을 지원해준다고 한다. 나도 전에 진행했던 번개 드로우에 당첨되어 향수를 받은 적이 있다. 이렇게 차이는 고객을 잃지 않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 차이를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데에 투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이는 번개 드로우로 매출이 발생한다. 번개가 많이 쌓일수록 차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결국 유저는 쌓인 번개로 부스트를 사용하여 할인을 받는데, 할인받는 금액 중 일부는 차이가 부담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개 드로우가 생기면서 드로우에 진심인 사람들은 번개를 많이 건다. 밑에 첨부한 사진을 보더라도 230개까지 번개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번개를 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차이는 드로우에 당첨된 사람에게 지출할 비용보다 번개 드로우에 응모하는 사람들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다. 번개를 건 사람은 결국 모은 번개가 사라져 부스트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차이 앱





내가 쓰고 있는 카드지만 이번에 차이에 적용된 그로스 마케팅 전략을 찾아보면서 계속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내가 얼떨결에 받은 차이 초대장, 번개, 심심해서 응모했는데 당첨된 차이 드로우.. 모두 다 숨은 전략이 있다고 생각하니 진짜 대박이다라고 말하면서 글을 썼다. 원래 차이에는 부스트 기능만 있었는데, 번개 드로우가 생긴지는 채 몇 달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차이에서 일하는 PM, 개발자, 디자이너 등 모두가 이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빨리 출시하고 싶네요. 진짜 대박 아니에요?라고 말하면서 업데이트를 준비했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계속 대박이라고 하고 있는데 정말 대박인걸 어떡해.. 차이에 관한 글은 내 티스토리에 이미 5개 정도 쓴 것 같다. 궁금한 사람들은 다른 차이 글도 봤으면 좋겠다. 아무튼 차이 대박이네요..!




참고자료
데이터로 말하는 마케팅, 그로스 해킹이란?. ‘그로스 해킹’이란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데이터로 추출하고, 수집된… | by Joojy Kim | Medium
스타트업의 성장엔진 3가지: 재방문, 바이럴, 유료 (brunch.co.kr)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그로스 해킹’ 사례 — Steemit
'초대장' 받아야만 만들 수 있는 체크카드가 있다고? | 중앙일보 (joongang.co.kr)